얼마전에 피부에 편평 사마귀가 생겨 치료를 받았다.
모르는 사이에 4개나 생겨 버렸다. 1달 전에 발견했는데 그 사이에 번져 버렸다.
엄살쟁이인 나는 마취크림을 1시간 넘게 바르고 레이져 치료 침대에 누웠다.
천장에 달린 밝은 치료등 조명이 눈이 부시다.
분위기에 압도 당하며 눈을 질끔 감게 된다.
동료 의사가 들어와 옷을 들추고 피부에 솜을 대어 소독한다.
앗, 차가워! 손도 차가운데 알콜솜은 더 차갑다. 휴우~
윙~~ 따다다다다..........드디어 치료가 시작되었군.
그런데.........따갑다. 꼬집는 것 같다. 아프다.
마취연고를 발랐는데 아프다니......
살 타는 냄새도 고약하다.
그만, 그만!! 어, 아직도 더 해야하나?
"조금만 참으세요."
"네."
조금만이 아니네. 한참을 더 참고서야 치료가 끝났다.
간호사가 재생 테이프를 붙여주고 침대에서 일어났다.

늘 치료를 하는 입장에서 당하는 입장으로 바뀌니 완전 딴 세상이다.
나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고도 이 정도인데
처음 치료를 받아보는 환자분이 어떨지....
반성과 후회가 밀려온다. ㅠ.ㅠ
입장을 한 번 바꿔서 생각해봐라.
우리가 흔히 논쟁을 벌일 때 하는 말이다.
하지만, 실제로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보기란 쉽지 않다. 머릿속으로 이해는 할 수 있지만, 몸으로 똑같이 느끼는 건 진짜 어렵다.
참으실 만 합니다. 별로 안 아플 거예요. 금방 끝나요. 조금만 참으세요.
내가 그동안 치료를 하면서 환자들에게 했던 말인데
환자 입장에서는 그 말이 어떻게 와 닿았을지....
얼마 전에는 지인의 딸이 심한 아토피 피부염으로 병원을 찾아왔다.
밤이 되면 너무 가려워서 벅벅 긁고
하다 못해 머리빗으로 피부를 긁는 다고 했다.
처음엔 '코믹 호러물'의 한장면 (컴컴한 밤에서 도끼 빗을 들고 피부를 긁는 장면)이
떠올라 푸하하며 웃었지만,
얼마나 가려웠으면 빗으로 긁었을까 생각하니 안쓰럽다.
웃음을 섞어가며 내게 말하는 지인도 엄마지만
딸의 '가려움'을 내 몸인것 처럼 100% 입장 바꿔 생각지는 못했다.
통증 만큼은 아니어도
가려움은 강렬한 느낌이다.
가려워서 피가 날 정도로 긁기도 하고, 잠을 못 이루는 경우가 흔하다.
우리 병원에서 얼마전에 <통증 공감 매뉴얼>을 만들었다.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다르기에
치료에 참여하는 전 의료진이 환자가 아플 때
어떻게 대처할 지 매뉴얼로 만들어 몸에 배도록 하려는 목적이다.
기억에 남는 <입장 바꿔 생각하기>, 서비스 달인의 일화를 소개해본다.
에버랜드에 근무하며 서비스의 간판 스타가 되었던 이은예 씨.
'지구 마을'에 근무하던 어느 추운 날, 저녁 무렵 4명의 가족이 지구마을을 찾았다.
순서를 기다리던 가족 중 5살 쯤 돼 보이는 어린 아이가 발이 시려워 동동 구르고 있었다. 눈썰 매장을 이용하느라 옷은 물론 신발이 모두 젖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어린이를 직원 휴게실로 데리고 가 발을 녹이게 하고 자신의 신발을 기꺼이 벗어주었다.
"가족이라면 추운데서 떨고 있는 그 아이를 그냥 두고 보진 않았을 겁니다." 이라고 말하며 그녀는 자신의 신발을 벗어주고 자기는 무대의상용 빨간 구두를 신고 퇴근했다.
- 디테일의 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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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님이 쓰신 글들 너무 예술이에요.
다시 한번 자신을 돌아보고 생각하게 하는 여운이... 캬~~
좋은 것 배우고 갑니다. 추석 잘 보내시고 건강하세요 ^^
원장님의글~
입장바꿔 상대방을 생각하게 하는 시간이었어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항상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려 하지만 실제로 당사자가 되지 않으면 그입장을 100%이해하기는 어려운것 같아요..
하지만 최대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는게 중요한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