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고 들떠야 할 크리스마스인데,
나라 사정도 위기 일발이고
정치, 경제며 우울한 일들 뿐이다.
제발, 내년에는 모든 일이 순조롭고 평화로운 한해가 되길
정말 진심으로 기도한다.
이 와중에,
의료사고 기사가 나서 의사로서 참담한 마음뿐입니다.
정말이지, 겸허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할 것을 다시한번 다짐해봅니다.
이 일과 겹쳐셔,
피부과 내부에서 일고 있는 자성과 대국민 홍보에 좋은 글이 있어
김태흥 선생님께 동의를 얻어 글의 일부를 올립니다.
<퍼온 글>
지난 주말 의료관련 뉴스 중 ‘일산의 피부과에서 지방이식 받던 환자 사망’ 사건은 여러 언론기관에서 주요 뉴스로 다루었던 것 같다. 피부과전문의로 성실히 살아가는 내가 당혹한 느낌이 들 정도의 뉴스 내용에 궁금증이 더해져서 뉴스에 살짝 언급된 병원을 찾아 보았다. ‘일산 대화동’이라는 뉴스 멘트와 카메라에 살짝 찍힌 ‘??랑 피부과’를 찾으니 어렵지 않게 그 병원의 이름을 찾을 수 있었다. 네이버에는 ‘연세 예사랑피부과의원’으로 나와 있었고, 그 병원 홈페이지의 내부 인테리어에도 ‘예사랑피부과’라는 이름이 곳곳에 널려 있었다. 누가 봐도 피부과 전문의의 병원에서 의료사고로 환자가 죽었음을 추측할 수 있었고, 피부과전문의가 지방흡입을 하면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강한 경고로 보였다.
결국, 뉴스에서 나온 뉘앙스는 ‘부적절한 자격자인 피부과 전문의가 지방흡입을 해서 환자가 죽었다’는 것으로, 이는 뉴스 보도를 시청한 누구든지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방흡입의 역사를 보자. 지방흡입은 1974년 이탈리아 출신 산부인과 의사인 Giorgio Fischer 박사가 지방흡입의 기본 형태를 발명한 이후 성형외과 의사인 Illouz 박사에 의해 미용 영역에 사용되기 시작되었으나, 과도한 출혈에 따른 위험과 수술 후 피부주름 등의 부정적인 면이 많아 널리 사용되지 못했다. 이런 지방흡입이 널리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투메슨트법이라는 새로운 기술을 도입한 피부과의사인 Jeffrey A. Klein 박사와 Patrick Lillis 박사에 의한다. 최근에는 안전 및 치료 후 관리에 꾸준한 개선이 되면서 많은 의사들이 시술을 하고 있기도 하다.
1980년대 중후반 지방흡입술을 우리 나라에 도입하여 널리 퍼지게 한 선구자들 중에도 피부과 의사가 있었고(예: 김풍명 박사님), 그 분으로 부터 배운 기초 위에 외국의 유명 의료진들의 새로운 기술을 추가로 도입한 수많은 의사들 중에 피부과 의사들이 많이 있다. 그러므로 이 시술이 무슨 과의 어떤 의사들이 시술하는 것이 맞는지 아닌지는 열외로 함이 맞고, 피부과만의 시술은 아니나 피부과에서 시술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봐야 한다. 참고로, 이 글을 쓰는 본인은 지방이식이나 레이저 지방조각술은 시술하나, 체력적인 소모가 크고 위험 부담이 많은 지방흡입은 피하고 있다.
본인은 여기서 지방흡입이 아닌 ‘피부과의사’란 부분에 대해 분명한 논의를 하고 싶다. 지방흡입이 아니라, ‘피부과의사’라는 뉴스의 내용말이다. 본인이 소속된 대한피부과학회나 대한피부과의사회(개원의협의회) 어디에도 그런 의원의 이름은 없었고, 그렇게 유추된 의원의 원장 이름도 피부과 전문의 명단에 찾을 수 없었다. 즉 사고가 난 의원은 피부과전문의가 아닌 ‘진료과목: 피부과’를 표방한 짝퉁 의원이며, 피부과전문의가 근무하는 진짜 피부과의원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런 부분에 대해 대한피부과의사회에서는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의 강한 광고를 한번 한 적이 있다. ‘비 올때 머리에 쓰고 뛰는 것은 짝퉁, 가슴에 품고 뛰는 것은 진품’이란 광고와 함께, ‘짝퉁 치료를 원하십니까? 진품 치료를 원하십니까?’라는 질문으로 끝나는 단순하면서 강력한 광고였다.
사실 비슷하게 생긴 가방인데, 짝퉁은 1-2만원, 진품은 수십만원 이상의 엄청난 가격 차이가 나는 외에도... 명품은 명품 나름대로의 무언가가 분명히 있기에, 명품을 사용하는 사람이 존재한다.
우선 조금 더 자세한 논의를 하기 위해 전문과목과 진료과목의 차이를 알아 보자. 본인도 지방 국립대 교수로 12년간 근무한 적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의과대학에서 피부과 교육은 강의 15시간 내외, 실습 1주 내외의 짧은 교육으로 끝이 난다. 사람의 목숨이 오가는 중요한 부분이 아니라 그런지, 의사 국가고시에도 피부과의 비중이 낮아져서, 학생 때의 피부과 공부는 2학점짜리 단일 과목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 현실이다.
의과대학의 교육 과정을 밟고 의사 국가시험에 합격하여 의사 면허를 받으면 아무 곳에든 의원을 개설할 수 있고, 진료과목은 자기가 보고 싶은 과목을 보건소에 통보만 하면 된다. 이 것이 ‘진료과목’이다. 반면에 ‘전문과목’은 완전히 다른 용어이다. 전문과목은 전문의 과정이 필요한데, 일년간의 인턴 과정과 4년간의 특정과목 레지던트 과정(단! 가정의학과는 인턴 1년, 레지던트 2년임)을 거쳐 전문의 시험에 합격하면 보건복지부장관이 발행하는 전문의자격증이 나오며, 전문과목을 표방할 수 있다. 이런 전문과목으로는 내과, 일반외과, 정형외과, 비뇨기과, 이비인후과, 안과, 피부과 등 다양한 과목이 있다. 내과 레지던트 시험에 합격하여 레지던트 4년을 마치고 전문의 자격증을 따면 ‘내과전문의’가 되는 것이고, 피부과 레지던트 4년을 마치고 시험에 합격하면 ‘피부과전문의’가 되는 것이다. 이 중 피부과 전공의 과정은 특히 경쟁이 심하여, 가장 우수한 재원이 들어가는 것이 현실이다. 피부과 전공의들은 4년간 피부의 병태생리 공부 및 연구, 각종 레이저 시술, 1500가지가 넘는 피부질환의 진단 및 치료, 각종 피부외과 시술 등 피부과의 넓은 분야를 공부한다. 그러므로 ‘진료과목: 피부과’를 표방하는 의사와 ‘피부과전문의’의 진료는 커다란 차이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최근 전문의를 따지 못한 일반의들이나, 상대적으로 경영이 어려운 산부인과, 가정의학과, 비뇨기과 등의 타과 전문의들이 피부과 및 미용치료 영역을 넘보는 일이 아주 많아지고 있다. 이는 의료 체계의 슬픈 현실이고, 양심을 속이더라도 쉽게 돈을 벌려는 부적절한 풍토도 가세한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풍토 위에 많은 의사들이 ‘진료과목: 피부과’의 가짜 피부과전문의 행세를 하고 있다.

위의 그림은 대한피부과의사회에서 만든 피부과전문의 구별법이다. 합법적으로 만든 간판에서 피부과전문의와 그렇지 않은 의사가 있는 병원을 구분하기 위해서는 위의 요령을 잘 지키면 쉽게 전문가를 구분할 수 있다. 그러나 교묘하게 양심을 속이는 일부 의사는 이런 규정도 쉽게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 사고를 낸 예사랑의원의 간판도 그 예에 속한다.
예사랑의원 홈페이지에 나온 간판의 야경 사진은 위의 구분법으로도 피부과전문의 병원으로 착각하기 쉽게 만들었다. 그리고 병원 내부 간판은 오히려 피부과전문의와 같이 만들었다(이는 보건소에 신고하면 처벌받는 의료법 위반 사항이다).
그럼 주간에 찍은 사진을 다시 한번 확인하자(이 사진 역시 상기 의원의 블로그에서 다운로드 받은 사진임) 이 빌딩에 나오는 3개 의원 간판을 보면 의사들의 전문과목과 진료과목, 그리고 의사의 양심도가 명확하게 보인다. 먼저 오른쪽 상단 예사랑의원의 간판을 보면 규정에 맞추어 ‘예사랑의원, 진료과목: 피부과’로 만들긴 했지만, ‘의원’와 ‘진료과목’이 밤에 빛이 나지 않을 뿐 아니라, 노란 바탕 위의 글씨를 낮에도 확인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이런 류의 간판은 전형적인 양심없는 짝퉁피부과의 간판이 아닐까 생각한다. 남을 속이기 위해 노력하는 의사를 믿고 비싼 시술을 받는 환자는 그 스스로가 바보임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 다음 왼편 중간부의 파란 간판을 보면, 병원명은 잘 보이지 않지만 신경외과 다음에 ‘의원’이 있고, 깨알같은 진료과목 옆에 정형외과‘가 있는.. 신경외과전문의가 정형외과 과목도 진료하는 간판이다. 그러나 이 간판 역시 진료과목이 아주 작고, 글씨가 바탕색과 유사하여 알아보기 힘들게 만들었다. 그러나 선명도 면에서 짝퉁 피부과의원보다는 아주 조금 더 나은 것 같다.
가장 아래에 있는 류재춘내과는 진료과목이 아주 작게 소아과로 되어 있으므로, 내과 전문의이고 소아과 진료도 한다는 것을 합법적으로 & 아주 정확하게 표시한, 양심점수 100점의 모범 간판으로 보인다.
그 외의 경력도 문제 있는 경우가 있다.
00피부치료 전공과정 수료, 피부 전공의, 미국 피부 000 연수과정 수료 등등을 보면, 미국의 짝퉁 피부클리닉 연수 경력이나, 돈받고 강의하는 3-10일 여행과정을 과대광고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떨 땐 우리 나라에도 많은 피부관리학원을 외국에서 다닌 후 이를 대단한 경력인 것 같이 광고하는 경우도 있다. 그 외 부끄러운 현실이지만, 내가 아는 모 여의사는 치료방사선과를 전공하였음에도 ‘국제피부외과학회 정회원’이라고 버젓이 광고하기도 한다. 만약 그렇게 가입했다면 거짓으로 자격증을 위조했을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가짜 광고일텐데... 그 외 레지던트 1년차 과정 몇달을 다니다가 힘들다고 그만둔 친구들이, ‘피부과전공의’라는 경력을 올리는 경우도 있었다. 몇달 배우긴 했으니 그나마 낫겠지만, 그렇게 할 것이면 제대로 수련이나 마치고 할 것이지...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다. 심지어 자신들이 마음대로 이름을 내건 이상한 미용관련 학회를 만들고 회장-부회장-이사 등등의 자리를 만드는 경우가 있다. 이런 풍토는 의료의 비전문가인 한의사나 다른 업종까지 달려들어 그 시장의 혼탁함이 너무 심하다...
그렇다면 피부과전문의는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이런 확인은 피부과의 전문가단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먼저 대한피부과학회가 있는데, 교수님들이 주로 참여하지만, 피부과 레지던트 수련과정부터 전문의 시험관리까지 모두 책임지는, 피부과학을 책임지는 전문가의 단체이다. 피부과학회의 정회원은 피부과전문의를 딴 사람을 말하며, 준회원은 피부과전공의나 이에 준하는 일부 의사(전공의 외의 준회원은 전국에서 10명 미만임)를 말한다. 그러므로 대한피부과학회 정회원이라면 일단은 피부과전문의라고 믿으면 된다. (홈페이지: www.derma.or.kr)
그 다음으로 대한피부과의사회가 있다. 원래 ‘대한피부과개원의협의회’로 시작하였으나, 참여 회원도 많고, 대학 교수 출신의 개원의들이 늘면서 학술적인 깊이도 대단한 단체이다. 매년 수백명의 피부과 전문의가 모이는 학회만 4번씩 개최하고 있으며, 대한피부과학회와 함께 피부과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홈페이지: www.akd.or.kr)
윗 그림에 나오는 대한피부과의사회에서 제작한 인증서가 있는 병원은 확실한 피부과전문의가 근무하는 병원이므로 참고할만 하다.
[출처] 피부과전문의 구분 및 일산 지방흡입 사망 보도 유감...|작성자 derkim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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