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대한민국 겨울만들기

Q : 여드름과 붉은 얼굴을 가라앉히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 거울도 화장품도 다 끊어 봅시다.


붉은 얼굴의 그녀,

수줍게 진료실로 들어오다.

그녀는 굉장히 수줍은 모습으로 진료실에 들어왔다. 가볍게 인사만 건넸을 뿐인데도 얼굴이 순식간에 빨개지면서, 내 눈을 제대로 마주치지도 못했다.

“속상해 죽겠어요.” 그녀가 내뱉은 첫 마디였다.

우선 나는 처음부터 차가운 기계를 들이대며 진료를 하기 보다는, 그녀의 마음을 편하게 해 주기 위해 그녀가 가진 고민과 걱정을 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얘기를 좀 들어봐도 될까요?”질문을 던지자, 그녀는 한 숨을 쉬며 줄줄이 자신의 여드름 역사를 털어놓기 시작했다. 그동안 피부 때문에 얼마나 힘들게 지냈는지 말이다. 일도 제대로 못하며 피부에 매달렸다는 그녀. 피부를 위해 좋다는 건 다해봤다고 했다. 대학병원치료, 한약치료, 비싼 화장품 구매, 각종 민간요법 등 모든 것을 해봐도 피부는 늘 제자리였으며, 스트레스는 더욱 쌓여만 갔다고 했다.

한참동안 이야기를 공감하며 들어주니 그녀의 긴장이 풀렸고, 그제야 나는 그녀에게 얼굴을 자세히 보자고 말했다.

피지가 얼굴 전반적으로 많이 분비되어 있었다. ‘면포’라고 하는 여드름 초기 병변이 자잘하게 얼굴 피부에 깔려 있었고, 모공도 넓어져 있었으며, 심한 ‘홍조’가 전체적인 피부톤을 지배하고 있었다. 턱 아래에는 면포와 함께 노랗게 곪는 ‘농포’와 딱지, 빨갛게 부풀어 오른 ‘구진’이 뒤섞여 있었다. 가장 예쁘게 피어야 할 20대의 그녀의 얼굴은 여드름이라는 폭풍이 휘몰아쳐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다. 물론 그녀의 마음도 피부처럼 곪고 터져 만신창이가 되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진찰 후 마주친 그녀의 눈빛은 마치 길을 잃은 아이처럼 황망했다. 마치 내가 뭐라도 말해주기를 바라는 것 같았다. 그 애처로운 눈빛을 보며 잠깐 동안 고민했다. ‘이 환자는 무엇을 원하고 있을까…, 물론 여드름을 낫게 해주는 것이겠지?’ 하지만, 그보다 우선인 것은 그녀의 상처받은 피부와 마음을 안심시켜주는 따듯함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먼 길을 힘들게 헤매다 왔으니 일단은 조금 쉬고, 막다른 곳 까지 온 것이니 이제부터는 쉬운 길이 나올 것이라는 안도감 말이다.


Dr. Lee's Solutions

환한 피부 톤으로 Return!

Solution 1> 거울보기 당분간 금지

그녀에게 질문을 하나 던졌다. “하루에 거울 몇 번이나 보세요? 자주 보시죠?”

아니나 다를까, 얼굴에 뭐가 올라왔나, 좀 괜찮아졌나 확인하기 위해, 피부에 좋다는 각종 제품을 바르기 위해 하루에도 수십 번 거울을 본다고 했다. 그녀에게 ‘당분간 거울을 보지 말 것’을 강하게 권했다.

오랫동안 피부 때문에 고민한 사람들이 보이는 공통점은 ‘피부에 집착’한 다는 것이다.
누구라도 오래도록 거울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흠이 없는 사람은 없다.
넓은 모공, 번들거리는 피지, 주근깨, 점…. 사소한 트러블이라도 참지 못하고 건드리기 십상이다. ‘이거 한번 짜봐? 어, 이거 언제 생긴 거지? 다 짜 버려야겠다.’

피부는 말이 없지만 호흡하고 있는 엄연히 살아있는 조직이다.
피부도 아프고, 항의할 수 있다.
피부에, 그리고 우리 손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많은 세균이 살고 있다. 그렇게 생각 없이 트러블을 건드렸다가는 피부 미세한 틈새로 세균이 들어가 덧나는 것은 정말이지 당연한 이치다.
예를 들어 다른 곳에서 접촉된 사마귀 바이러스가 ‘무모한 여드름 짜기 버릇’ 덕분에 억울하게 얼굴 피부의 틈새로 침투해 얼굴에 사마귀가 ‘쫘~악’ 깔릴 수도 있다.
혹 때려다 더 큰 혹을 다는 경우를 접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여드름으로 인한 자국 때문에 고민인 사람들은 혹시 자신이 불필요한 피부 자극을 주지는 않나 되짚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여드름은 다양한 치료로 조절이 가능하나, 습관적으로 아님 무의식적으로 피부에 스스로 상처를 주는 경우는 치료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손을 묶어 놓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럴 경우는 단순한 여드름 보다, 그 뒤에 숨어있는 '마음'의 여드름을 봐야한다.

Solution 2> 제품사용은 최소화하기

“다른 친구들은 피부가 좋아 화장도 잘 먹는데, 왜 나만 피부가 이럴까 하는 고민 때문에 20대 초반에는 피부의 ‘피’자 이야기만 나와도 괜히 딴청을 했어요.”

그녀가 말했고, 그녀의 말에 매우 동감했다. 다른 사람들은 안 그런데 왜 나만 그럴까? 라는 느낌은 비관으로 이어지고, 사람들과 만나기도 싫어지며 자신감도 떨어지게 된다. 이런 복합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근원부터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여드름을 발생시킨 원인으로 돌아가 치료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여드름을 발생시키는 원인은 크게 네 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다.
첫 번째는 ‘모공의 과각화’로 모공에 각질이 빠르게 그리고 많이 생기면서 노폐물 배출을 막아 여드름이 생기는 것이다.
두 번째로 ‘피지가 과도하게 분비’하는 경우도 여드름을 생기게 만들며, ‘피부에 염증이 있을 경우 그 반응’에 의해 여드름이 생기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여드름 균의 번식도 그 발병원인이 될 수 있다.
모공이 각질과 피지로 꽉 막히고 균이 번식해서 염증이 생기는 것이다.

그녀의 피부는 여드름을 유발한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인지를 찾아 치료가 필요했지만, 우선 더욱 시급한 것은 이런 저런 제품으로 인해 자극을 받아 붉고 민감해진 피부를 편안하게 자연 상태로 되돌리는 것이었다.
마음을 느긋하게 먹고 피부에 어떤 자극도 주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물론 어렵겠지만, 그녀의 피부를 위해서는 그 절차가 가장 시급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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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08 10:40 2010/06/08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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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낭만휘소^^* 2010/06/09 19:48

    여드름 때문에 고민하는 환자분의 마음이 와닿네요~ㅠ,ㅠ 꼭 좋아지시길 바래요~~화이팅!!

  2. 모모 2010/06/14 11:02

    거울자주 보는 버릇부터 고쳐야겠군요..끄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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