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얗고 뽀오얀 애기 피부에 오돌도돌한 것이 솟았다.
피부과 의사 아들인데 피부가 왜 이렇냐고 다들 한마디씩 난리였다.
신생아 여드름.
그렇다, 내 아가 볼에 여드름이 생긴것이다.

신생아 여드름은 꽤 흔하다.
신생아 여드름은 태어난 지 4주 이전의 신생아들에게서 나타나며,
태열이나 지루성 습진 등과 혼동되기도 한다.
여드름이 나는 원인은 엄마 몸에 있던 프로게스테론이 혈액을 통해 전달되어
신생아의 피지선이 자극을 받는다고 여겨지고 있다.
대부분 출생 후 몇 주 지나면 저절로 사라진다.
주로 남자 아이에게 많이 생기며 치료는 필요없는 경우가 많다.
여기까지는 그래, 그런가보다.........
하지만,
신생아 여드름이 심했던 아이들이 자라서 청소년이 되면 좀더 심한 여드름이 생길 가능성이 증가한다는 논문을 읽고 난 무척 상심했다.
여드름이 정신적으로 얼마나 스트레스인지 잘 알기 때문이다.
아주의대, 가천의대 피부과에서 피부과학회지에 발표한 논문을 근거로 살펴보자.
서대문구에 사는 13-16세의 중학생 513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해보았다.
513명 중 78.9 %가 여드름이 있었다.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좀 더 많았고 심한 여드름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이중 13. 8% 가 여드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답했고
8.7% 가 여드름 때문에 대인관계가 힘들다고 했고
6.4%가 여드름때문에 학교 생활, 특히 공부에 지장이 있다고 답했다.
이런 스트레스는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더 심했다.
이것은 여드름 때문에 자기 이미지 (self-image)가 낮아지기 때문인데
객관적(의학적)으로 여드름이 얼마나 심한가 보다는,
주관적으로 자기가 얼마나 심한지 느끼는것에 더 크게 영향을 받는다.
이마에 몇 개 여드름이 올라온 것을 "에이, 고거 좀 난 거 가지고 뭘 그래?",
"여드름은 청춘의 심벌이잖아, 그냥 놔두면 돼!" 하고 가볍게 넘어갈 문제만은 아니란 걸 시사해 주는 것이다.
실제로, 여드름으로 오랫동안 고생한 친구들은 우울증상도 많이(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느끼고 있었다.
청소년기를 지나 나이가 좀 더 들면
여드름에 의한 스트레스는 더 심해진다.
특히, 면접이나 대인 업무를 봐야하는 일에 종사한다면
능력에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지 모른다.
보이는 것보다 주관적으로 심하다고 느끼고,
그것에 심리적으로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사실......
진료실에서도 오랫동안 여드름, 여드름 흉터로 고민한 환자들은 대번 표시가 난다.
눈을 잘 못 마주치거나, 그동안 고생했던 이야기를 하면서도 눈시울을 붉힌다.
여드름을 주로 진료하는 의사로서 너무나 안타깝다.
그 마음까지 치료해주고 싶다.
몇 개월간의 치료로 깨끗해진 얼굴로 진료실을 나가는 환자에게
"선생님, 고맙습니다." 인사를 받지만,
내 마음은 그보다 훨씬 가벼워진다. 고마워요.
| 글 괜찮네~~ 싶으시면 추천!! 한방 날려주세요. (손아이콘 클릭) |







댓글을 달아 주세요
아기가 넘 예뻐요~ ^^
실제로 보면 더 예뻐요.^^
신생아 여드름이 심했던 아이들이 자라서 청소년이 되면 좀더 심한 여드름이 생길 가능성이 증가한다는 말이 왠지 무섭네요..ㅡ.ㅡ저희아가도 여드름이 좀 있었던 지라...
그렇죠. 엄마마음이란...